사물의 해체와 재조립으로 개성 있는 디자인을 추구
내면을 초월한 작가의 주체적 신세계 ‘언플래닛’

▲ 김은학 작가의 언플래닛 도시는 우리들이 경험하지 못한 사물의 세계가 놓여 있다.

인간은 스스로 던져진 자들로서 현존재의 존재들이다. 인간은 어떤 상황으로 존재하던지 스스로 유의미 혹은 유의의성을 가지려 한다. 내면의 이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기성 현실의 불합리ㆍ몰이해해ㆍ모순 등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투쟁과도 같은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반면 사물은 인간에 의해 던져진 피현존의 존재물이다. 그것은 단순한 사물이 아닌, 인간의 주체성과 개별성을 상징하는 실존의 매개체이다. 사물이 개념과 예술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예술적 인간의 자기화 대상물로 존재해서이다. 예술가는 기성의 관념을 타파하고 자신을 초월해 주체적 실존자로 이르는 과정에서, 사물을 자신의 기호 또는 암호화의 도구로 사용한다.

가구작가 김은학의 ‘플래닛’은 완고하면서도 합리적인 기성 체계의 일상이고, ‘언플래닛’은 기존을 초월한 작가만의 주체적 자아를 구축한 신세계를 의미한다. 그가 조각한 돌과 나무와 금속은 신세계 건축을 위한 현상물이다. 언플래닛 도시는 김은학의 실존 세포들로, 그의 집단 메시지를 위한 언어체계이다. 그 체계를 구성하는 가구 사물들은 물질의 한계를 넘어 암호화된 언어로, 플래닛 도시의 부조리와 억압에서 탈출한 초월적 조형물이다.

planet-unplanet / sofa table #1, walnut, aluminium, 150x40x30cm
planet-unplanet obelisk ver.Oak800, 2021, Oak, stainless steel, 80x40x14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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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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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언플래닛 Planet-unplanet> 전은 김은학의 도시를 구축하려는 광대한 목표에서 출발하다보니, 독자들이 가구의 시각만으로 도시 건축으로 확장하는 데 다소 낯설거나 난해할 수도 있음을 짐작한다. 하지만 현재의 결과물만으로 척도의 기준을 삼지 말고 향후 지속적으로 작업의 수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작가가 건설하려는 실존 도시의 실체를 확인해야 한다.

언젠가, 김은학에 의해 던져진 사물의 현존성 도시가 완성된다면, 다시 사물에 의해 던져진 김은학의 존재양식은 무엇일 지가 궁금하다.

▲ 비트리 갤러리 전시 전경

전시는 9월 18일까지 비트리 갤러리(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94 홍문관)에서 열린다. 관람시간은 화-금요일 10:00AM-6:00PM, 토요일 11:00AM-6:00PM이다. (일·월요일 휴무)

 

 

글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1-08-27

원문보기 : http://woodplanet.co.kr/news/newsview.php?ncode=106562412648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