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작
낱낱이 해체해낸 책이 울리는 소리
의미 쌓고, 상징 새기고, 세월 묻어
글 없이 축조해낸 시간의 조형물로

Sound, 2015, book on wood, 125x125x36cm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갈대를 꺾어서 세웠나. 둥글게 말아 세운 대롱이 정사각형 나무판을 빽빽하게 채웠다. 바람이라도 스치면 당장 소리라도 낼 듯한데. 그런 효과를 상상할 만한 ‘장치’는 더 있다. 중앙에 움푹 파인 ‘우물’ 말이다. 성능 좋은 스피커가 음향을 내뿜을 때 보이는 ‘바운스’처럼도 보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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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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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책으로선 모든 걸 잃었는데도 작가는 “내 작업은 책”이라 한다. 책에서 꺼낸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있지 않느냐고. 그러니 저 속에서 울려나오는 ‘사운드’(2015)에 귀기울여 보란다.

10월 30일까지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비트리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사유의 숲’에서 볼 수 있다. 나무에 책. 125×125×36(h)㎝. 작가 소장. 비트리갤러리 제공.

 

 

글 : 이데일리 – 오현주 기자  / 2021-09-30

원문보기 :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108646629185368&mediaCodeNo=257&OutLnkChk=Y

Forest-wind, 2015, book on wood, 94 x 62 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