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hite road 》

제 목 : The white road
작 가 : 김효선 (Hyosun Kim)
기 간 : 서울점 2026년 09월 03일(목) – 10월 03일(토)
오프닝: 서울점 2026년 096월 03일(목) 3-7pm
장소 : 비트리 갤러리 서울점(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94 홍문관 L층)
관람 : 서울점 화-토요일 11:00AM-6:00PM / 일·월요일 휴무
*서울점 유료주차, 주차할인권을 제공합니다.
복을 부르는 길상의 의미를 담은 Hulu(조롱박)의 형태를 모티브로 현대적 조형언오로 재해석한 신작
비트리 갤러리, 김효선 개인전 《The white road》개최
비트리 갤러리 서울점은 오는 9월 3일(목)부터 10월 3일(토)까지 김효선 작가의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 《The white road》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한국의 달항아리와 ‘Blossom Moon Jar’의 조형적 언어가 중심지 경덕진에서 새로운 재료와 문화적 형태를 만나 또 다른 방향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효선에게 도자는 이미 정해진 형태를 재현하는 매체가 아니다. 흙이 가진 물성과 형태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익숙한 전통의 형식을 자신의 언어로 해체하고 다시 구성하는 과정 자체가 작업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 출발점에는 달항아리가 있다. 한국의 달항아리는 완벽한 기하학적 원형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개의 반구를 이어 붙여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미묘한 비대칭과 흔들림을 갖게 된다. 김효선은 이러한 달항아리의 특성에 주목해 하나의 완결된 그릇으로서의 달항아리를 넘어, 형태와 형태가 만나고 연결되며 새로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Blossom Moon Jar’를 만들어왔다.
하나의 달항아리는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개체가 만나고, 기대고, 겹치면서 새로운 몸을 이루고, 그 몸은 다시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낸다. 작가에게 ‘Blossom’은 완성된 꽃이 아니라 끊임없이 피어나는 과정에 가깝다.
이번 《The white road》에서 김효선은 그 여정을 한국을 넘어 중국 경덕진으로 이어간다. 경덕진은 오랜 도자 제작의 역사를 가진 중국의 대표적인 도자 도시이며, 특히 원대 이후 다양한 형태의 Hulu(葫芦) 병이 제작되어 온 곳이다. 중국 고궁박물원에 따르면 Hulu 병은 송대부터 제작되었으며, 원대 이후 경덕진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제작되었다. 또한 ‘葫芦’는 ‘福禄’과 발음이 유사해 복록과 길상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형태로 인식되어 왔다. Hulu는 중국어로 조롱박을 뜻한다. 조롱박이라는 형태는 중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조롱박은 오랫동안 생활 속에서 사용되어 온 친숙한 식물이자 그릇의 원형이었다. 조롱박을 반으로 갈라 만든 표주박은 물을 뜨거나 담는 생활용기로 사용되었고, 조롱박의 형태를 본뜬 표형병(瓢形甁) 역시 고려와 조선시대에 청자·분청자·백자 등으로 제작되었다.
한국에서 조롱박은 덩굴에 풍성하게 열리고 많은 씨앗을 품는 특성 때문에 번영과 다산, 풍요와 생명의 지속을 상징하는 길상의 의미를 지녀왔다. 중국에서도 Hulu는 복록을 상징하는 길상의 형태로 발전했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발전해온 조롱박은 공통적으로 ‘담는 것’과 ‘생성하는 것’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품고 있다. 무언가를 담는 그릇이면서 동시에 수많은 씨앗을 품고 다음 생명을 만들어내는 존재.
김효선은 바로 이 지점에서 Hulu를 만난다. 그러나 작가는 호롱박의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경덕진에서 만난 새로운 흙, ‘Jade clay’ 흙을 사용해 Hulu가 가진 조형적 특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형하고 분절하며, 서로 다른 형태들이 만나고 이어지는 새로운 조형 언어를 만들어낸다. 이번 신작에서 Hulu는 더 이상 하나의 병이나 기물이 아니다. 작가의 손을 거친 Hulu는 서로 기대고 겹치며 하나의 군집을 이루고, 때로는 하나의 개체가 다른 개체로부터 떨어져 나와 독립적인 존재가 된다. 여러 형태가 함께 놓일 때 작품은 하나의 고정된 조각이라기보다 끊임없이 생성되고 확장되는 하나의 생명체 혹은 풍경처럼 보인다.

이 지점에서 ‘Hulu’는 ‘Blossom Moon Jar’와 다시 만난다. 달항아리에서 시작된 ‘Blossom’이 하나의 전통적 형태가 서로 다른 형태와 만나며 피어나는 과정이었다면, Hulu에서는 그 가능성이 더욱 자유로운 방식으로 확장된다.
달항아리가 피어났다면, Hulu는 이어진다. 하나의 형태는 또 다른 형태를 만나고, 관계를 맺고, 새로운 몸을 만든다. 하나의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품고, 그 생명은 다시 새로운 존재로 이어진다.
따라서 《The white road》는 단순히 새로운 도자 형태를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전통적 형태가 다른 문화와 장소를 만나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통이 현재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의 달항아리에서 시작된 작가의 길은 경덕진의 Hulu를 만나 새로운 방향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흰색이 있다. Jade Clay는 그 명칭이 암시하듯 맑고 투명한 백옥(白玉)의 깊은 온기와 빛깔을 품고 있다. 고순도 백자토인 이 흙은 빛을 부드럽게 머금고 다시 투과시키는 특유의 반투광성(Semi-translucency)을 통해 고유한 물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번 전시 《The White Road》에서는 서로 다른 조성과 물성을 지닌 세 종류의 Jade Clay를 다룬다. 미세하게 갈라지는 백색의 스펙트럼과 불을 통과하며 비로소 드러나는 서로 다른 표면과 질감은 하나의 ‘하얀색’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이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색채를 바라보는 경험을 넘어, 흙의 물성과 불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백색의 변주를 감각하고 탐미(耽美)하는 과정이다.

《The White Road》는 그렇게 하나의 색으로 보였던 하얀색 안에서 서로 다른 빛과 온도, 밀도와 질감을 발견하며, 흙이 스스로 드러내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김효선에게 흰색은 비어 있는 색이 아니라 가능성을 품은 색이다. 형태의 윤곽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빛과 그림자, 공간과 공간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이번 작품에서 흰색은 전통적인 백자의 색을 넘어, 서로 다른 형태들이 만나 새로운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아내는 하나의 공간이 된다.
그래서 《The White Road》는 하나의 목적지를 향하는 길이 아니다. 그것은 작가가 전통과 현재, 한국과 중국, 하나의 형태와 새로운 존재 사이를 오가며 만들어가는 조형적 여정이다.
김효선은 전통을 반복하지 않는다. 전통의 형태를 만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변형하고, 다시 새로운 가능성으로 돌려놓는다. 흰색의 길 위에서 피어나고, 이어지고, 확장되는 형태를 가진 흰색의 신작을 만나는 시간을 비트리 갤러리에서 가지시길 바랍니다.
문의: info@b-treegallery.com / +82-2-695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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