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on Obong. Image courtesy of B-tree gallery.

서양화가 권오봉은 ‘낙서 회화’의 자유로운 형식과 몸의 흔적이 결합된 회화 언어로 블루를 표현한다. 그의 선은 무의식의 흐름을 따르며, 색면과 교차되며 시각적 음악과도 같은 푸른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감각의 충돌로 이루어진 회화는 단순히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각 그 자체를 회화의 주체로 소환한다. 권오봉의 블루는 차가운 정적이 아니라, 몸을 통과한 기억의 파편, 혹은 감정의 이면에서 흔들리는 울림이다.

ⓒKwon Obong. Image courtesy of B-tree gallery.

행동 회화의 유산: 자아 재창조의 과정

The Legacy of Action Painting: The Process of Recreation of the Self

김희영 (국민대학교 교수, 미술사)

권오봉의 작업에서는 점, 선, 면의 조형적 구성 요소 중 선(線)이 주된 요소로 부각된다. 단순히 면을 구성하는 선이 아닌 살아있는 선, 끊임없이 이어지는 움직임의 리듬을 담고 있는 선, 궁극적으로는 시간성을 강하게 담고 있는 선이다. 색(色)은 주된 형상(figure)인 선을 부각시키기 위한 바탕(ground)으로서 지지체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의 화면을 지배하는 자유로운 선은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요소이다. 선은 화면의 구성 요소에 한정되지 않고, 작가의 숨결, 몸짓, 신체의 움직임, 심리적인 상태 등 그의 신체적, 심리적인 상태를 전달하는 존재론적인 요소이다. 역동적인 선의 리듬이 특징적인 모노크롬의 캔버스 작업으로 채워진 전시장에는 서로 다른 작업 간에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박동으로 가득하다.

한편, 권오봉의 역동적인 선의 회화는 외견상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전개된 추상표현주의 작가들 중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56),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1904-1997), 프란츠 클라인(Franz Kline, 1910-1962)과 같은 몸짓 회화(gesture painting)로 불리는 작가들의 작업과 형식적인 연관성을 보여준다. 재현의 관습을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을 추구했던 미국의 전후 추상화는 자율적인 화면의 원칙을 완성하고 순수한 예술의 영역을 지킨 공로로 현대 미술사에서 성공적인 지위가 인정되었다. 그러나 재현할 형상에 대한 계획 없이 즉흥적이고 자발적으로 그리는 행동이 특징적인 전후 미국 추상화와 권오봉의 작업과의 연관성은 단지 형식적인 외견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행동 화가(Action painter)’의 태도와 조응하는 작가의 태도가 주목된다. 현대 미술의 궤적과 독자적인 관계를 맺어온 권오봉의 고유한 작업 여정을 행동의 개념과 연관하여 돌아보고자 한다.

…(중략)

“행동하는 장”으로서의 캔버스는 “형상을 제시하는 표면이 아니라, 예술가 자신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징후를 발견하는 하나의 ‘마음(mind)’”으로 확장되어 이해될 수 있다. 캔버스는 예술이 활성화되고 더 나아가 예술가와 관람자가 상호작용하게 되는 열린 공간이다. 이렇게 예술이 다른 영역과 가지는 복합적인 관계에 항상 열려 있어야 살아있을 수 있다. 예술 작품은 작가에 의해서, 그리고 관람자의 마음과 새롭게 만남을 통해서 작품의 의미가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지속적으로 부활되어야 한다. 예술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으나, 살아있는 상상력의 행동을 통해서만 지속적으로 새로워지는 과정 안에서 예술의 죽음이 극복될 수 있다. 화면이 그 자체로 제한되어 물감이 칠해진 것 그 이상이 아닐 때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헤겔이 막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러한 예술의 종말이다. 다시 말하면, 그는

예술의 순수성에 대한 환상을 경고했던 것이다. 행동 회화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물고 환경의 변화에 주체적으로 대응하는 과정 안에서 지속적으로 자아를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권오봉의 부단한 창작의 몸짓은 화면 안에 그의 숨결과 박동의 흔적을 남겨왔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자신의 신체적인 개입을 통해 전통적인 미적 논리에 대항하는 가운데 독자적인 방식을 찾아가는 작가의 주체적인 과정은 가치가 소멸될 운명에 처한 화면을 소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작가의 삶의 흔적을 담고 있는 작업을 마주하는 관람자도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만나는 순간 작품의 의미는 새롭게 생성될 것이다. 미적 논리 안에 갇혀 생명력을 잃을 수 있는 작품의 의미를 주체적인 작가의 행동으로 새롭게 하는 행동 회화의 유산이 여전히 유효하다.

ⓒKwon Obong. Image courtesy of B-tree gallery.

권오봉 (b.1954)

 

개인전 (1990-)

2024 제24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권오봉, 대구미술관, 대구

2022 라이즈아트, 서울

2021 에디트 한남, 서울

2019 피앤씨 갤러리, 대구

2018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 대구

2016 피앤씨 갤러리, 대구

송아트 갤러리, 서울

2014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3 누오보 갤러리, 대구

2011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서울

2009 리안갤러리, 대구

2006 서정갤러리, 포항

2005 시공갤러리, 대구

우손갤러리, 대구

2001 갤러리 M, 대구

1999 시공갤러리, 대구

1992 인공갤러리, 대구

1990 인공갤러리, 대구

 

주요 단체전

2025 THE BLUE, 비트리 갤러리, 서울

획 Stroke, 디아 컨텀포러리, 서울

2024 2024 LA 아트 쇼, LA 컨벤션 센터, LA

공명, 갤러리 X2, 서울

현대미술: 시간의 풍경, 뮤즈세움 갤러리, 울산

2023 타불라 라사: 하얀방, 시안미술관, 대구

White & Black Plane, 갤러리 비선재, 서울

2021 모던라이프, 대구미술관, 대구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 우연적 시점, 웃는얼굴아트센터 달서갤러리, 대구

현대미술의 시선,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김강용 & 권오봉 2인전, 백해영 갤러리, 서울

2020 소장품 100선, 대구미술관, 대구

2016 현(玄), 동원화랑, 대구

2013 어바웃 투 스타트, NUOVO 갤러리, 대구

2011 메이드 인 대구: 대구미술관 개관 특별전, 대구미술관, 대구

2009 청년미술프로젝트, KT&G, 대구

스펙트럼, 세종문화회관, 서울

2006 Regard sur l’art contemporain en Corée, 장 프루니에 갤러리, 파리, 프랑스

토탈·아트·세트, 갤러리 M, 대구

2005 A Parallel History, 시안미술관, 영천

회화의 내면 풍경, 우손갤러리, 대구

2004 시공 컬렉션, 시공갤러리, 대구

화우분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6 Artists, SPACE129, 대구

2003 FIAC,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 파리, 프랑스

2002 최병소, 권부문, 권오봉, 이배, 시공갤러리, 대구

9월 9일, BIBI Space, 대전

대구화랑협회 창립전, 시공갤러리, 대구

2001 대구현대미술: 오늘을 넘어서,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00 패러다임 시프트,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5 Artists, 시공갤러리, 대구

1999 현대의 신화,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Skin Care, 사이 갤러리, 서울

회화의 지평에서, 시공갤러리, 대구

1998  SPACE 129의 개관전, SPACE 129, 대구

일상의 신화, 선재미술관, 경주

1996   캐러밴 ‘96 대구-파리 현대미술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1995   대구현대미술의 동향,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Consciousness & diversity of experience, 갤러리 BHAK, 서울

1993    현대 작가 14인전, 시공갤러리, 대구

의식과 체험의 다양성, 박영덕화랑, 서울

1992    대구현대미술 14인의 시각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1991      박현기, 권오봉, 김용익 3인전, 인공갤러리, 대구

한국 현대미술 초대전, 선재미술관, 경주

사각갤러리 개관전, 사각갤러리, 서울

1987      한국의 현대미술: 대구의 작가들, 오사카부립현대미술센터, 오사카, 일본

권오봉, 안승영, 갤러리 댓, 대구

1986      6인의 작업, 갤러리 댓, 대구

Into Summer ‘86, 윤갤러리, 서울

1985      제3현대미술전, 예술회관, 전주

한일 현대미술교류 18인전, 대구 수화랑

IN TOKYO and TAEGU: 권오봉, 오모리 히로유키 2인전, 히가시노 화랑, 도쿄, 일본

KIS-‘85 군산 국제 현대미술전, 전북예술회관, 전주

1984      Young Generation Exhibition, 수화랑, 대구

1982      향토청년작가초대전, Y.M.C.A.화랑, 대구

28인의 IMAGE, 수화랑, 대구

1980      일⦁불 현대미술제, 도쿄도미술관, 도쿄, 일본

한국미술대상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주요 수상

2023      제24회 이인성미술상

 

주요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인당뮤지엄